가상현실 태권도 경기가 현실화되는데 종주국 한국의 대응은?

태권도 가상 스파링 경기의 등장은 종주국 한국의 위상을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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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태권도 경기가 현실화되는데 종주국 한국의 대응은?

코로나19의 유행은 비대면을 하나의 흐름으로 만들었다. 당연히 미팅을 잡고 만나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 일들은 비대면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이 이면에는 인터넷과 기술의 발전이 있다. 스마트폰은 개인화상회의 시스템의 역할을 했고 화상회의 앱은 ‘줌(zoom)’은 어떤 회의라도 비대면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 혼합현실(mixed reality)과 인공지능(AI)의 발달은 인간의 생활 환경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스포츠의 경우는 아직 비대면이 시기상조라고 생각할 수 있다. 스포츠 종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태권도는 비대면으로 경기할 수 있다. 겨루기 대회와 품새 대회 모두 가능하다.

얼마 전 세계태권도연맹(World Taekwondo)은 싱가포르의 리프렉스 테크놀로지(Refract Technologies)와 손잡고 가상 스파링(virtual sparring) 경기를 선보였다. 이 기술은 태권도를 태권도 경기를 가상의 공간에서 열기 위해 사람의 전신 움직임을 실시간을 정확히 추적하는 기술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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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블록미디어에서 개발 중인 ‘인공지능을 사용한 동작 평가 시스템’

사람의 몸이 게임 컨트롤러가 되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 발차기와 지르기가 가능한 1:1 시합을 할 수 있다. 태권도 경기에서 신체적, 공간적 장벽이 없어지면 전 세계 사람들이 성별, 체급을 뛰어넘어 경기할 수 있게 된다.

세계태권도연맹(World Taekwondo)에서는 이르면 내년에 혼합현실 태권도 경기를 여는 준비를 하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의 조정원 총재는 “태권도는 혁신적인 기술을 채용하는 최전선에 있다.’라고 말하며 ”우리는 오랫동안 IOC의 올림픽 아젠다 2020과 디지털 참여 확대를 위한 2020+5 비전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라고 말한다.

지난 3월 12일 IOC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승인된 ‘올림픽 아젠다 2020’은 15개의 권고안을 담고 있다. 권고안은 올림픽의 디지털화를 포함하고 있다. 태권도의 가상 스파링은 이 중 8번과 9번에 해당한다.

올림픽 아젠다 2020
1. 올림픽 대회의 보편성과 특별함 강화
2. 지속할 수 있는 올림픽 대회 조성
3. 선수 권리 및 책임 강화
4. 우수한 선수들 지속 육성
5. 안전한 스포츠 환경 구축 및 깨끗한 선수 보호 강화
6. 올림픽을 향한 여정의 가치 향상 및 촉진
7. 다른 스포츠 이벤트와 올림픽 대회의 조화로운 일정 조정
8. 사람들의 디지털 참여 확대
9. 가상 스포츠의 개발을 권장하고 더 나아가 비디오 게임 커뮤니티와 협력 추진
10. UN의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의 중요한 요소로서 스포츠의 역할 강화
11. 난민에 대한 지원 강화
12. 올림픽 커뮤니티 너머 다양한 커뮤니티에 참여와 상호작용
13. 기업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지역사회 인도
14. 굿 거버넌스를 통한 올림픽 무브먼트 강화
15. 수익 창출 모델의 혁신화

IOC의 계획대로라면, 태권도는 철권처럼 비디오 게임으로 출시되어 스타크래프트 같은 E-sports 장르가 될 수도 있고 선수들이 고글과 동작추적시스템(AXIS motion tracking system)을 착용하고 각자 다른 장소에서 시합하는 혼합현실을 사용한 게임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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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비디오 게임은 출시된 바 있다.

스포츠의 디지털화와 혼합현실을 사용한 경기는 미래가 아니며 당장 적용이 가능한 기술이 있으므로 첫 대회를 여는 시기가 문제가 될 뿐이다. 5G와 인공지능, 에지 컴퓨팅(edge computing)의 발달은 태권도 혼합현실 경기를 가능케 하는 기반이다.

태권도 혼합현실 경기가 상용화되면 판정시비부터 태권도의 많은 고질적인 부분들을 개선할 수 있다. 품새 경기도 동작 인식시스템을 사용하여 인공지능이 채점할 수 있다. 선수들은 한 장소에 모여 경기하지 않고 각자의 공간에서 인터넷에 접속하여 품새를 시연하고 인공지능이 동작을 평가할 수 있다.

태권도는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상품으로 K-팝 이전에는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독보적인 위치를 지키고 있었다. 기술의 발달은 태권도에 대한 접근을 쉽게 하고 국제적인 위상이 올라가게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한국이 기술적인 발전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태권도 분야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상실할 수 있다.

태권도 가상경기와 혼합현실 경기에서 사용하는 기술들이 모두 외국에서 만들어진 것이고 관리도 외국에서 한다면 한국의 태권도 단체들은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들이 없게 된다.

스포츠의 디지털화와 가상 경기화는 피하고 거부할 수 없다. 반드시 오게 되어 있는데, 대한태권도협회와 국기원은 이런 움직임에 대해 어떤 관심도 가지고 있지 않다. 태권도가 디지털화가 된다면 그 출발과 핵심기술은 한국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