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가 15년 만에 대한민국에서 역대 세 번째 막이 올랐다.
4월 21일 오후 5시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전 세계 63개국 선수 760명, 임원 224명 등 역대 최다 참가 선수단이 참가한 가운데 ‘2022 WT 고양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가 나흘간 일정의 개막식이 열렸다.
올해로 12회째 맞은 이번 대회는 2006년 제1회 서울, 2007년 인천 이후 15년 만에 한국에서 열렸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으로 그해 덴마크 헤르닝 대회가 취소돼 2018년 대만 대회 이후 4년 만에 개최됐다. 코로나19 여파로 WT가 직접 주최하는 대회 역시 2019년 12월 이후 2년 4개월여 만이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러시아 침공으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제3국을 경유해 어렵게 출전해 전 세계 이목이 쏠렸다. 다비드 하브릴로프(14)와 예바 하브릴로바(12) 남매가 아버지이자 감독인 루슬란 하브릴로프(43)와 함께 세계태권도연맹 도움으로 극적으로 출전했다.
이들은 전쟁이 한창 진행되고 있어 공항이 폐쇄돼 자동차로 30시간 걸려 폴란드 바르샤바로 이동해 가까스로 지난 18일 방한했다. 남매는 21일 유소년부(만 12∼14세)의 혼성 2인조 경기에 출전해 13개 팀 중 7위를 차지해 22일 8명이 겨룰 결승전에 진출했다. 에바는 22일 유소년부 여자 개인전, 다비드는 23일 유소년부 남자 개인전에 출전한다.
개막식에는 WT 조정원 총재와 이재준 조직위원장(고양시장), 아시아태권도연맹 이규석 회장 겸 WT 부총재, 대한태권도협회 양진방 회장, 국기원 전갑길 이사장, 이동섭 원장, 태권도진흥재단 오응환 이사장 등 태권도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국제 스포츠계에서는 라파엘 키울리 전 GAISF 회장 및 현 국제모토보트연맹 회장 내외가 참석했다.
‘고양의 미래를 향해 달리다’를 주제로 열린 개막식은 각 참가국 선수단의 기수단이 자국의 전통 의상을 입고 입장했다.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국가는 고양시민이 WT 회원국 기수단으로 참여했다.
조정원 총재는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운 와중에 성공적인 대회를 개최한 고양시 이재준 시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국제 스포츠계를 대표해 이번 대회에 참석한 라파엘 키울리 전 GAISF 회장에게 국기원 이동섭 원장과 함께 명예 7단증을 수여했다.
선수 선서는 남자 30세 이상 혼성 대표로 출전한 대한민국 노민기 선수와 전쟁 중 이번 대회에 출전한 우크라이나 유소년 예바 하브리포바(Yeva Gavrylova)가 남녀 대표 선수 선서를 통해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이어 몽골 에르덴바타르 나란치메그 심판(Erdenbaatar NARANCHIMEG)과 한국 김규린 심판이 공명정대한 판정을 다짐하는 심판선서를 했다.
식후 행사로는 고양시 태권도 수련생이 남녀노소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태권도 품새 시연으로 ‘평화의 몸짓’을 주제로 공연을 펼쳐보였다. 이어 지난해 아메리카 갓 탤런트 본선에서 큰 인기로 준우승을 차지한 WT시범단이 평화로운 세계, 태권도 정신을 주제로 한 특별 공연으로 개막식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번 품새대회는 만12세 이상부터 65세 이상까지 연령대별 ‘공인품새’와 ‘자유품새’ 부문에 개인전과 혼성전, 단체전 등 총 36개 금메달을 놓고 경쟁을 펼친다. 한국은 12회 연속 종합우승을 목표로 이번 대회에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국가대표를 파견했다.
대회 첫날 한국은 김미현, 최영실, 장명진이 공인품새 여자 30세 이상 단체전 결승에서 미국팀을 맞아 첫 경기 십진, 두 번째 경기 지태 지정 품새에서 월등한 실력 차로 제치고 대회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브라질과 멕시코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공인품새 65세 이하 여자 개인전은 미국 바바라 브랜드(Barbara BRAND)가 개인전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벨기에 베라 모엔스(Vera MOENS)가 은메달, 캐나다 셸리 베테세 바트(Shelley Vettese BAERT), 레니 니더마이르(Leni NIEDERMAYR)가 각각 동메달을 획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