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위협을 막기 위해 탄생한 한국형 태권도 손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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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위협을 막기 위해 탄생한 한국형 태권도 손기술

현대격투기에서 손기술과 스텝 등 가장 효율적이고 실전성 있는 것은 권투라는 것에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이에 비해 중국무술과 태권도, 일본무술을 비롯한 전통무술들의 손기술은 전근대적이며 현대적인 격투 이론과 많은 차이가 있다. 사람의 움직임과 의복 등을 포함한 생활방식은 달라졌는데, 아직 전근대적인 방법을 고수하고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중국무술에서는 옛날의 전통의복의 폭 넓은 옷을 붙잡는 기술과 변발을 잡는 기술들이 있다. 지금은 쓸모가 많이 없어진 기술들이다.

그렇다면, 권투의 장단점을 잘 분석하고 동양무술의 정체성도 지킨 동양무술식 손기술은 왜 나오지 않을 것일까? 왜 중국무술은 MMA에 나가 성적을 못 올리고, 쉬샤오둥 따위에게 모욕을 받아야 할까?

그런데 그 일이 일어났다. 그것도 한국에서. 그것도 발차기로 유명한 태권도에서.

태권도가 성립되기 이전 우리나라에는 공수도, 당수도, 권법, 수박도 등 다양한 이름의 무술들이 존재했다. 황기의 무덕관, 노병직의 송도관, 최홍희의 오도관, 이용우의 정도관, 전상섭이 만든 지도관, YMCA권법부의 윤병인 선생이 만든 강덕원, YMCA권법부 출신 이남석이 만든 창무관, 가라테를 배운 이원국이 세운 청도관, 조선연무관 출신 이교윤이 설립한 한무관, 이렇게 9개의 관을 태권도의 모체가 된 9대관이라고 하며, 태권도의 기간도장이라고도 부른다.

여러 개 관이 국기원으로 통합되면서 관은 사라지고 국기원 태권도는 올림픽에 들어갈 정도로 잘 정리되고 발전하였다. 하지만 이때도 삐딱한 사람들은 있어서 국기원에 들어가지 않고 자신만의 ‘관’을 계속 유지한 사람들이 있었다. 태권도의 전통과 이름은 공유하고 있지만, 국기원이라는 체제 밖에 있는 단체와 사람들이다.

최홍희가 만든 ITF는 캐나다를 거쳐 북한으로 들어가서 발전하게 되었는데, 사실 태권도라는 것은 체제경쟁의 산물이다. 북한과의 체제경쟁 과정에서 국기원 태권도는 올림픽을 향해 전력을 다했지만, 세계체제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북한은 이런 엄두조차 못 냈을 것이다.

1960년대 후반, 격술을 하는 북한인과(격술은 태권도 이전의 북한 격투기이다) 당시 태권도를 하던 군인들과 격투과정에서 태권도가 무참하게 패배한 일이 일어났다.

[무예보고서] 북한 격술 탐구

북한의 격술과 시합에서 패배했다는 말도 있고 별 볼일 없었다는 말도 있으니까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이 열렸으며 사람의 수준에 따라 잘하는 사람과 못 하는 사람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할 수 있다.

한 편, 북한인과 시합에서 격술에 패배한 태권도인들은, 태권도라는 시스템에 의문을 품게 된다. 왜 격술의 그 기술에 무참하게 패배하였는가? 해결방안은 없을까?

태권도계는 북한을 무조건 이겨야 하는 체제경쟁에서 지게 생긴 것이다. 당시 태권도인들이 모여서 궁리한 결과 한국형 손기술인 ‘사식도’가 출현하게 된다. 이 사식도는 권투 같기도 하고, 영춘권같기도 하지만 글러브가 아닌 맨손격투일 때 권투의 장점과 동양무술의 장점을 함께 쓸 수 있는 기술이었다.

1960년대 후반이면 남북한 대립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인데, 당시 사식도를 만들어낸 사람들은 얼마나 절박했을까? 시험을 당일치기로 할 때 공부가 잘되는 것처럼 이 절박함은 ‘사식도’를 만들어냈다.

1977년 경향신문 기사 “무술의 세계”

위의 오래된 경향신문 기사에서 보이는 것이 ‘음양수’이다. 태권도 문무관은 무인이라면 문무를 겸비해야 한다는 뜻으로, 최홍희 총재가 명명한 이름이다. 태권도 문무관은 군대 태권도가 시작해서 공군부대 옆에는 문무관이 있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 이유는 최홍희 총재의 ITF계열 태권도를 했기 때문에 최홍희 총재가 북한으로 넘어갔을 때 신변의 안전을 우려해 잠적했으며 또는 국기원으로 통합을 반대한 까닭이다.

사식도는 음양수로 바뀌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식도에 의한 음양수를 북한 격술을 타파할 기술이라고 하여 문무타격도로 이름붙이기도 하였다.

음양수는 지금도 계속 발전하고 있어 문무빈태권도(국기원 소속 아님)처럼 굉장히 체계적이고 치밀하게 발전한 곳도 있다. 그 외 천무극, 프로태권도에서는 음양수의 흐름을 이어받은 태권도를 하고 있다. 문제는 음양수를 하는 단체들이 모두 국기원태권도가 아니라는 점이며 천무극처럼 이름을 바꾼 곳도 있다.

남북한의 체제경쟁은 무술에도 영향을 주어 사식도라는 기술이 출현하게 되었으며 이것이 한국식 손기술, 동양무술식 손기술, 글러브를 끼지 않는 것을 상정한 현대적인 손기술이라는 점이 참 흥미롭다.

http://15.165.179.230/?p=164

http://15.165.179.230/?p=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