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로 PTSD와 싸우는 참전용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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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로 PTSD와 싸우는 참전용사들
태권도로 PTSD와 싸우는 참전용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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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terans Battle PTSD with Martial Arts

(태권도타임즈 2019년 5월호)

글 제레미 탈봇


2004년 겨울, 미군은 영국군, 이라크군과 함께 ‘유령의 분노’ 작전을 시행했다. 이 전투는 1968년 미국 해병대의 베트남 후에시 전투 이후 가장 어려웠던 시가전으로 꼽는다.

결국, 95명의 미군이 사망했고 560명이 부상당했다. 거기에 있던 많은 사람들은 평소 ‘젠틀맨 일병’이라고 부를만한 사람도 저지를 수 있는 전쟁의 잔학한 면을 보았다.

“저는 너무 많은 전우들이 죽는 것을 보았습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신체적으로 멀쩡히 살아남았지만 정신적으로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판정(PTSD)을 받았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는 PTSD는 1980년에 특정 증상을 가진 장애로 공식 인정되었다.

그 이후, 현재 베트남 전쟁 참전 군인의 약 15%, 걸프전 참전 군인의 12%, ‘이라크의 자유 및 지속적 자유’ 작전에 참여한 사람들의 15%가 PTSD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PTSD라는 용어가 나오기 전에 ‘쉘 쇼크’라는 용어가 전쟁에서 돌아온 참전 용사의 신경증을 묘사하였다. 왜냐하면 PTSD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던 시절, 많은 정신과 의사와 일반인들은 군인들이 겪고 있는 상태가 정신적 장애라는 것을 의심했기 때문이다.

셸 쇼크의 증상을 보인 군인은 종종 ‘부적격’이라고 이름 붙여져 전투에서 제외되거나 제대를 시켰다. 일단 제대 이후에는 그들은 그들의 상황에 대처하는 데 도움을 줄 수단이 없는 평범한 사회로 들어가야 했다. 1980년 이후 PTSD가 정신 장애로 인정받았지만, 그 장애를 치료하는 주된 방법은 상담과 약물의 혼합적 처방이었다.

태권도복을 입은 육군 중사, 저스틴 카스틸로
태권도복을 입은 육군 중사, 저스틴 카스틸로

2004년 12월부터 2005년 1월까지 이라크에 배치되었던 육군 중사 저스틴 카스틸로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제 복무는 배치받은 지 5개월 만에 끝났습니다. 저는 SSRI(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를 받았지만 듣지 않았어요. 뭔가 효과가 있었다 해도 상태를 더 악화시켰겠죠.”

SSRI 또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는 뇌에서 세로토닌을 증가시키는 항우울제의 종류이다. 체내에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불안증이나 우울증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것이다.

미 해군 하사관 출신 안젤라도 비슷한 처방을 받았다. “저의 현재 치료사 외에, 다른 치료사들은 도움도 주지 않았어요. 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고 생각할 정도였죠. 나는 약 먹기를 거부했습니다. 지금 심리상담사는 태권도를 계속하라고 조언했어요.“

안젤라의 심리치료사는 안젤라가 태권도 수련을 통해 공격성을 많이 완화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안젤라의 태권도 수련 전후를 비교해 얼마나 달라졌는지는 볼 수 있었다.

안젤라는 어렸을 적 아버지와 함께 무술 훈련을 시작했다. 좀 더 본격적인 수련은 그녀가 버지니아주 노스웨스트 아넥스의 체서피크에 주둔했을 때부터였다. 그 지역의 폭행 사건들이 그녀와 그녀의 친구가 무술 훈련을 하도록 동기를 부여했다.

“제 친구와 저는 배의 주방, 막사, 심지어 공공장소에서 미군과 외국 군인에 의해 끊임없이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사우디 군인의 일부는 우리를 막사까지 따라와서 밖에서 기다렸어요. 제 친구와 저는 계속 헌병과 담당 부서에 연락했습니다. 우리의 지휘체계에서는 우리의 불만을 해결할 수 없었거든요. 우리는 마침내 버지니아 비치에 있는 이순만 사범의 미국 태권도 센터에서 태권도를 하기로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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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복무 시절의 안젤라

끊임없는 성희롱과 바레인에서의 사고로 그녀는 PTSD를 얻었다. “ 더 나쁜 상황은 제가 중동에서 미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비행기를 탔을 때였습니다. 중간기착지점인 바레인에 내려서 다음 비행기를 기다릴 때였어요. 한밤중에 어떤 남자가 내 방에 들어와서 나를 침대에서 끌어 내렸어요. 나는 그 사람의 머리를 찼는데 내 침대 옆 벽에 부딪혔어요.” 안젤라는 공격자를 제압한 뒤 방에서 탈출했다. “경황이 없어서 옆 방의 여자가 나를 부축할 때까지 기억이 안 나요. 보안요원은 그 남자가 내 방에 침입했기 때문에 정당방위로 보고할 거라고 했어요.”

카스틸로도 군대 경력이 전에 무술 수련 경험이 있었다. “나는 9살부터 태권도와 합기도를 배웠고 10대 시절에는 킥복싱을 배웠습니다. 군 복무 이전에 9년 동안 운동을 했지요.”

카스틸로는 군 훈련 중에도 수련을 멈추지 않았다. 훈련소에서 다른 군인들이 잘 때도 혼자 운동을 하였다. 자대로 배치받은 하와이 배틀랙에서도 도착 즉시 태권도 체육관을 찾아다녔고, 절권도, 크라브마가, 무에타이 등 그곳에 있는 여러 무술을 전전하였다. 안젤라와 카스틸로와는 달리 젠틀맨 일병은 군 입대 전 무술 수련을 한 적이 없었다.

제대를 한 이후 그는 PTSD에 대처하려고 오토바이를 타기 시작했다. “저는 오토바이를 타기 시작했고 대안으로 무술을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교회를 다녔는데 그게 도움이 됐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래도 좌절하는 대신 뭔가 긍정적인 것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뭔가를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젠틀맨 일병이 무술을 수련하고 나서부터 평화를 되찾기 시작했다. “제가 무술 수련을 통해 얻은 것은 아내와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모든 것을 다루는 방법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는 무술을 통해 모든 부정적인 감정을 긍정적으로 바꾸게 되었다. 그리고 나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더 존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카스틸로도 비슷한 말을 했다. “PTSD는 외롭죠. 제대하고 집에 가니 가족들은 왜 내가 다른지 이해하지 못했어요.”

시간이 흐르면서 그는 무술을 가르치면서 다시 자신을 찾았다. 아이들을 마주하면서 느낀, 순진무구한 사람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책임감은 내면의 악마를 마주하는 데 도움을 주었고, 증오를 떨치고 사랑으로 주변을 포용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카스틸로는 운동과 훈련을 많이 하면 할수록 PTSD에 더 잘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안젤라의 경우 “무술을 배우지 않았으면 나의 공격성과 분노를 어떻게 대처할지 몰랐을 거에요.“라고 말한다. 한때 PTSD에 시달렸을 때 해군 유니폼을 입고 사귀어서는 안 되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때로는 비윤리적인 행동을 한 터였다.

사람들은 PTSD를 잘 받아들이게 되었을까? 여전히 일반인들에게 오해가 있다. PTSD로 고생하는 많은 군인들은 약하거나 통제력이 없다는 편견이 있다.

이 낙인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상황을 직면하고 극복하기 위한 도움을 구하지 못하게 하였다. 일부 제대군인들에게 무술 수련은 장애와 함께 발생하는 분노, 불안 및 우울증을 다루는 일종의 해방구였다.

“태권도는 저에게 PTSD 및 불안 문제와 관련된 분노와 공격성을 돌릴 수 있도록 가르쳤기 때문에 효과적이었습니다. 내 안에 나쁜 에너지가 쌓이면 태권도장에 가서 백을 걷어차 불안감을 없앴던 것이죠.”

이 외상을 겪는 다른 군인들에게 어떤 조언을 할 것인지 물었을 때, 이 글의 등장인물들은 비슷한 말을 했다. 젠틀맨 일병은 “다른 제대군인들에게 무술을 배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고 말한다. “저한테는 무술 수련이 말하는 방법을 아는 것보다 더 도움이 되었죠. 무술 사범들이 당신이 겪고 있는 일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지만, 힘든 시기에 당신을 도울 수 있습니다. 약 처방을 받고 목구멍으로 밀어 넣는 것보다 낫습니다. PTSD, 불안, 스트레스를 겪는다면 그 부정적인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활동을 찾으세요. 어떤 활동을 하는지는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태권도는 저에게 PTSD 및 불안 문제와 관련된 분노와 공격성을 돌릴 수 있도록 가르쳤기 때문에 효과적이었습니다. 내 안에 나쁜 에너지가 쌓이면 태권도장에 가서 백을 걷어차 불안감을 없앴던 것이죠.”

카스틸로는 말한다. “생활을 정돈하고 증오심을 없애고 과거에 미웠던 사람들과 화해하고 상담사들과 이야기를 나눠야 해요. 친구, 가족과 형제, 자매들에게 다가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강해 보이려고 애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당신은 사랑스럽고 행복한 인간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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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틸로는 복무 시절 위문공연차 방문한 실베스터 스탈론과 사진을 찍었다.

이 글의 저자인 제레미 탈봇은 공군출신 퇴역군인이자 38년 경력의 무술가이다. 2014년부터 그는 Wounded와 같은 베테랑 자선 단체에 혜택을 주는 오픈무술대회인 ‘군대를 위한 전투’라는 연례행사를 개최했다. 2017년에 그는 PTSD로 진단받았으며 증상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무술 수련을 지지한다. 본인이나 아는 사람이 PTSD로 고통받고 있는 경우 PTSD Foundation of America (www.ptsdusa.org) 또는 Veteran Crisis Line (1-800-273-8255)에 문의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