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KTA지도자 전문교육과정의 무박3일 (3) – 천 번의 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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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KTA지도자 전문교육과정의 무박3일 (3) – 천 번의 기합

태권도장에 태권도가 있어야 하고, 태권도 다워야 한다는 생각에는 많은 공감을 한다. 태권도 교육을 하며 태권도의 대표단체인 대한태권도협회는 몇 년 전부터 1박 2일 행사시 1000번 지르기를 실시하고 있다. 상징적으로 진행되는 1,000번 지르기 수련은 참가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내 몸풀기를 마치고는 약속한 듯 600여 명의 사람의 주먹이 동시에 허공을 가르며 기합 소리를 내었다. 앞줄에 선 강익필, 박동영, 반은아, 설성란, 윤정민, 이동희 강사의 구령과 진행으로 무사히 1,000번의 지르기를 마치고 2일 차 교육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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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와 진행임원등 참가자 전원이 주춤서 몸통지르기를 하는 모습

누구나 귀찮고 번거롭다. 아침 조회하듯 다 큰 성인들이 모여서 줄을 맞추고 아침수련을 한다. 하지만 이때가 아니면 언제 또 해볼텐가.

나 역시 사소한 불만을  느꼈던 때가 있었다. 추운 계절 도복 속에 내복을 입으면 왜 안 되는지, 신발은 왜 안 되는 지 등의 불만이 있었지만 그런 마음을 다스리고 이겨내고 불편한 것을 참는 것이 태권도를 수련하는 한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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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번 지르기 이후 참가자들의 단체사진

오전 11:30 교육일정을 모두 마친 후 전원이 대강당에 모여 간단한 우수 참가자 선물 증정과 수료증 수여식 등을 진행하고 2일간의 일정이 모두 끝이 났다.

행사가 원만히 진행되기 위해서 누군가는 자신의 일정을 양보하고 희생과 봉사로 한자리에 모여야 한다. 이곳에 모인 대부분의 지도자들은 일선에서 태권도를 지도하며 함께 땀 흘린다. 그들 역시 금요일 수련과 차량운행, 학부모 상담, 다양한 일들을 해 나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양보하고 자신을 희생해 다른 이를 위한 봉사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밤늦은 시간까지 일하고 피곤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 때로는 처음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가끔은 음주와 담화로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만 행사 준비기간 동안 누구 하나 흐트러진 모습으로 교육일정에 지장을 주지 않았다. 그것이 대한태권도협회 강사들의 암묵적인 약속이다. 피곤하고 귀찮은 일이 있어도 내색하지 않는다. 내가 대한민국 태권도를 대표하지는 않지만 나의 행동 하나 하는 KTA 강사를 대표하기에  누구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조심한다. 우리는 스스로 자정능력을 믿고 그런 약속과 믿음이 지켜지도록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한다.

박수로 참가자들을 배웅한뒤 진행임원들과 간단한 평가 회의를 하였다. 항상 그렇듯 강사들과 집행부 역시 더 잘해주지 못한 미안함이 지적사항으로 나왔다. 다음엔 더 잘하기를 희망하며 서로를 응원했다.

누군가에겐 무박 3일의 힘든 일정을 마치고 각자의 일터로 흩어졌다. 우리도 월요일이면 현장에 복귀해 같은 일과를 보낸다. 밀린 일에 대한 불안이 엄습해 온다. 이번 주의 가족 행사에서 김장을 돕지 못했고, 벌써 몇 주일째 주말을 반납한 개인 일정을 보냈다. 내가 아니더라도 더 좋은 분들이 이 일을 대신할 것을 알지만 더 나은 내일과 나 개인의 발전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간단하게 느껴지는 교육과정을 진행하기 위해 수개월 전부터 누군가는 일정을 조율하고 계획하며 철야로 봉사하고 희생해 이런 교육이 무사히 마칠 수 있는 것이다. 교육기간 내내 강사와 참가자, 태권도진흥재단, 자원봉사자까지 누구 하나 허투루 시간을 보낸 사람이 없다. 2019’태권도 전문지도교육과정은 태권도계를 위한 지혜를 모으고 열정을 불사른 태권도인들의 희생과 봉사로 이루어낸 결과이며, 이 교육에 참가한 지도자와 사범들, KTA임직원들, 태권도원 관계자, 자원봉사자들 모두가 주인공이며 승리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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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A강사와 진행임원의 평가회의 후 단체사진

이번 교육행사에 나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같은 동료인 지도자와 사범들에게 아낌없이 나눠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참여했다. 내가 태권도를 통해 받은 혜택과 감사, 즐거움과 풍요로움을 나의 태권도 동료들도 같이 느꼈으면 좋겠다.

이번 교육행사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 너그러이 이해해 주기 바란다. 태권도를 통해 지금의 역경을 헤쳐나가려는 마음가짐은 우리 모두가 가져야 한다. 대한민국 국기는 태권도이다. 태권도와 태권도장 그리고 태권도지도자가 긍지와 자부심을 더 많이 느끼고, 태권도장이 사회 발전에 원동력이 되는 교육기관으로  거듭나기길 기대하며 함께 한 모든 분께 감사를 전한다.

http://15.165.179.230/6579/2019-kta-leadership-training-course01

http://15.165.179.230/6585/2019-kta-leadership-training-course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