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대의 무예서를 보더라도, 이 책만 보면 따로 사사받을 필요가 없이 독학이 가능하다는 말이 나와있다. 지금 기준에서 보면 아주 조잡한 그림을 그려놓았지만 저자의 심정은 구독자들이 이것을 보고 잘 배웠으면 하는 마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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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류합기유술의 사가와 유키요시는 자신의 무술의 비결은 ‘합기’의 비밀이 밝혀질까봐 비디오는 커녕 사진도 못 찍게 해서 남아있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 뒤집어 말하면 합기의 비밀은 사진을 보거나 말로 전할 수 있다는 반증이 된다. 한 장인의 노하우가 말로 전할 수 있으면 비법양념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돌을 깍는 조각가의 비밀을 말로 전해 받거나 글로 깨달을 수가 있을까?

비디오 시대를 지나, 유튜브 시대가 되서 동영상의 가치가 한 없이 떨어지 지금, (비디오 시대만 하더라도 자신의 집에 비디오가 없어 친구 집에 가서 몰래 보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동영상을 통해 자신의 값어치를 올려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제 영상이 많아서 문제이지, 적어서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유튜브 시대가 낳은 촌극이라면 촌극인, 새로운 풍조가 나타났다. 동영상을 통해 뭔가를 가르치고 싶다는 욕망은 이해한다. 자신만의 라면 끓이는 법을 공개하고 싶은 욕구가 있을 것이다. 실제 그런 동영상을 통해 도움을 받은 사람도 있을 것이며 유튜브 시대의 순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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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한테만 쉽지!!!

하지만, 숙련이 필요한 부문에서 기초적인 기술조차 가지지 못한 사람이 유튜브를 보고 따라하고 흉내내고 그것을 가리치고자 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화가 밥 로스는 ‘참 쉽죠?’라는 말을 유행시켰지만 그 사람은 대가이기때문에 동영상을 찍고 배포하고 가르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무술계에서는 특히 일본에 이런 경향이 짙은데, 일본 무술 중 대동류합기유술이나 아이키도는 시범을 통해 성장한 무술이다. 두 사람이 정해진 연무를 하면서 무술을 배우는 형식이나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대동류합기유술의 창시자 다케다 소오카쿠는 체육관을 운영하지 않았으며 일본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세미나를 통해 무술을 전파했다. 

이런 역사가 있는 탓인지, 위의 유튜브 영상의 사람은 일본무술의 중요한 부분인 ‘합기’를 가르치고 세미나를 열고 있다. 합기란 상대의 중심을 빼앗는 고급기법이다. 합기 시범은 태권도 시범단의 전문적인 시범처럼 일본의 유술계통 무술의 시범 방식이다. 물론 잘 하는 사람은 잘 하지만, 못하는 사람이나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흉내만 내는 사람도 많다. 

합기를 배우기 원하는 사람들은 좋은 시범과 나쁜 시범을 구별하지 못하고 그저 현혹될 수 있다. 어느 분야이던 사기를 치는 사람이 더 잘치기 마련아닌가? 인터넷 언론사들이 늘어나고 기사쓰는 훈련이 안되있는 사람들도 기사라고 글을 쓴다. 예전의 미국의 시사지 타임誌의 사장은 인터넷 언론이 많아질 수록 사람들은 권위있는 견해를 찾으려고 애쓰기 때문에 타임지가 망할 염려를 없다고 했다. 

유튜브에서도 마찬가지다. 좋은 동영상과 나쁜 동영상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태권블록미디어의 ‘영상’에서는 스포츠와 무술에 국한하여 좋은 동영상을 찾아 해설을 달려고 한다. 마이클 조던이나 메시가 뛰는 영상은 태권도가 아니더라도 태권도인에게 감동을 준다. 예술의 경지에 올라간 사람의 동작은 누구에게나 계발을 주고 즐거움을 준다. 

이런 과정을 통해, 사람의 동작을 평가하고 구별할 수 있는 기준이 생겨서 좋은 동작과 시범을 하는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는 풍조를 만들려는 것이 이 ‘영상’ 섹션의 목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