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카라테 센터에는 ‘이것’만 있고 태권도원에는 ‘이것’만 없다.

오키나와 가라테 센터에는 가라테만 있고 태권도원에는 태권도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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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카라테 센터에는 ‘이것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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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가라테센터의 입구

2017년 5월 오키나와의 나하시에는 오키나와 가라테 안내센터가 만들어졌다. 가라테에 흥미가 있는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이곳은 2011년부터 설립계획이 시작되었다. 2011년 4월 임의단체로 오키나와 전통가라테 안내센터가 만들어지고 오키나와현 문화진흥과의 ‘문화예술진흥, 산업창출지원산업’으로 채택되었다.

오키나와 가라테 안내센터는 가라테의 종합정보창구, 정보 발신, 연수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어린이를 중심으로 하는 국제교류추진사업, 국제적 지도 인재 육성의 목적으로 세워졌다.

2017년 완공되었기 때문에 태권도원을 분석하여 ‘우리는 저렇게만 하지 말자’고 다짐했을 것이다. 오키나와 가라테 센터에는 가라테만 있고 태권도원에는 태권도만 없지 않은가?

오키나와 가라테 센터에는 가라테만 있고 태권도원에는 태권도만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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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테센터 앞 표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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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건물. 이것 주변에 부속건물들이 있고, 규모 자체는 장충체육관 크기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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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테센터의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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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부터 무조건 신발을 벗고 신발장에 넣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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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방문객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신발장의 숫자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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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입구. 현판도 마키와라 식으로 가라테 풍으로 만들어 섬세함이 돋보인다.

일본인다운 섬세함과 무도의 코드를 제대로 꿰뚫어 그것을 현대식 건축에 적용하고 운영하는 것이 이곳 가라테 센터의 장점이다. 가라테 센터는 오키나와 나하시의 구릉지역에 있어 시내를 조망할 수 있으며 태권도원 같은 연수시설이 아니라 그냥 그대로 커다란 ‘도장’의 컨셉이다. 물론 규모로는 태권도원과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이곳은 메인체육관과 부속건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숙박시설은 없다. 없는 이유로는 나하시 시내 안에서 있어서 굳이 이곳에 숙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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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이나 기구 대여는 자판기에서

센터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신발을 벗어야 한다. 현관과 신발장이 일본식대로 정갈하게 만들어져 있다. 시설 안은 모두 마루로 되어 있지만, 맨발로 다녀도 먼지가 안 묻을 만큼 깨끗하다. 이미 현관부터 ‘무도 도장’의 코드를 구현하고 있다. 신발을 벗어야 하고, 도복을 채용해야 하는 도장 안에서의 예의를 지키게 되어있다. 관람객은 입구의 안내센터에서 안내를 받아야 하며,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체육관을 빌리는 것 등의 절차는 입구의 자동판매기를 이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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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속건물의 가라테 자료실. 현재 미야기 초준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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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실 내부. 박물관의 역할에 충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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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테의 전통 수련도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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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점과 기념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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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특산인 소주를 가라테 유파명으로 만들었다.

부속건물에는 자료실과 매점, 기념품 상점이 있다. 마침 자료실에는 강유류 가라테의 창시자 미야지초준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매점에는 소주로 유명한 오키나와의 특성을 살려 가라테 유파별 소주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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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체육관. 수백 명의 동시수련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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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체육관에서는 수 백명이 동시에 훈련할 수 있으며 그룹별도 나누어 수업을 진행할 수도 있다. 별도의 소체육관도 여러 개 마련되어 가라테뿐만이 아니라 다른 실내그룹 활동을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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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체육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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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테뿐만이 아니라 지역의 다양한 체육행사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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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분위기의 특별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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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도장에서는 나하시내를 조망할 수 있다.

안내센터의 가장 위쪽에는 신전처럼 특별도장을 만들어 놓았다. 평상시에는 사용을 않지만, 고단자 심사나 행사 때에는 개방을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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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식 인테리어를 도입하여 일본의 무가의 분위기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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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의 가운데에는 전통정원식 인테리어를 하여 하늘을 볼 수 있게 하였다.

실내인테리어도 신경을 많이 썼다. 가라테만 있는 곳이니 편의시설을 비롯한 나머지는 보이지 않게 배치했다. 쓰레기통, 음료수 자판기는 보이지 않게 숨겨놓았다. 시설의 맨 가운데는 일본의 전통식 정원을 연상케 하는 실내 장식을 배치해 실내에서도 하늘을 볼 수 있도록 하여 실내의 단점인 답답함을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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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판기와 쓰레기통은 밖에서 안보이게 감추어놓은 섬세함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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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는 여러 대의 자판기

맨발로 다녀야 하지만, 화장실까지 그럴 수 없을 터. 화장실에는 별도의 실내화가 준비되어 있다. 샤워장은 부스 식으로 만들었으며 동전을 넣는 유료인데, 장애인용 샤워장까지 마련하여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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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샤워실. 좁지 않고 옷을 벗고 입을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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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용 샤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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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실내화 배치. 화장실은 마루보다 한 단계 낮아 문을 열고 닫을 때 신발이 걸리지 않는다.

소체육관에는 가라테의 전통단련 도구를 배치하였고 사용법을 배울 수 있다. 치시 밑에는 고무를 달아 미끄러지지 않고 바닥에 흠집이 안 나도록 배려하였다. 소체육관에서는 개인지참 용품을 놓을 곳이 마땅치 않은데, 별도의 벽장을 만들어 개인용품을 보관하기 쉽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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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체육관의 전통가라테 단련도구들. 밑바닥에 고무를 댄 디테일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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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명의 그룹수련이 가능한 소체육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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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핫한 강유류 가라테 명무관 야나기 도장. 오키나와의 개인도장은 규모가 크지 않고 주택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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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장도 1층은 체육관, 2층은 살림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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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장 내부의 가라테 단련도구들.면적은 크지 않아 10명 정도가 들어서면 꽉 찰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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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의 체육관은 가정집을 개조한 곳이 대부분이다. 빌라형 3층 건물에 1층은 체육관, 이 층은 가정집인 경우가 많다. 유명 도장이라도 실내에 들어가면 10여 명이 들어서면 꽉 찰 만큼 좁은 곳이 대부분이며 관장 자신도 다른 직업을 가지고 체육관 운영은 부업으로 하는 곳이 많다.

가라테 센터나 태권도원은 테마파크식 운영을 지향해야 한다. 대기업 연수원이나 공무원 연수시설 운영하듯 하면 방문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지 못할 것이다.

오키나와 작은 땅에 가라테 도장만 400여 개라고 한다. 모두 영업을 하는 것도 아니지만, 400여 개의 체육관과 협회들간의 교류와 협력이 필요해서 가라테 센터를 만들었다고 한다. 아직 이 센터는 그 중심적인 역할을 못 하고 있다. 개별 협회와 도장들도 센터의 이용에 적극적이지 않지만, 앞으로는 점점 기능이 확장될 것이다.

태권도원의 장점은 큰 규모와 호텔식 숙박시설과 대기업식 연수원이다. 하지만 태권도만 있어야 하는 테마파크의 역할로는 부족하며 디테일이 모자란다. 앞으로 충분히 수정이 가능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태권도원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공무원’으로 규정하고 있는한 변화가 올 날은 참 일모‘도원’하다.